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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선 생명의 나무, 바오밥(baobab tree)의 진화와 기원

목차1. 이상한 나무, 바오밥 2. 『어린 왕자』 속 바오밥과 현실의 차이 3. 바오밥의 기원은 마다가스카르 4. 어떻게 아프리카와 호주로 건너갔을까? 5. 멸종의 위협과 종 간 경쟁 6. 바오밥 열매, 현대인의 슈퍼푸드 7. 상상의 바오밥과 현실의 바오밥 1. 이상한 나무, 바오밥마치 뿌리를 하늘로 들어 올린 듯한 기묘한 형태. 바오밥나무는 지구상에서 가장 독특한 실루엣을 가진 나무로 꼽힌다. 줄기는 매우 두껍고, 가지는 드물게 자라 겨울철 낙엽이 진 모습은 마치 나무가 거꾸로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바오밥을 ‘거꾸로 나무(upside-down tree)’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습만큼이나 바오밥의 생존 방식도 놀랍다. 바오밥은 줄기 속에 수천 리터의 물을 저장해 혹독한 건..

동식물 이야기 2025.05.03

고무 타이어는 어떻게 바퀴를 다시 발명했는가

딱딱한 바퀴에서 부드러운 타이어로: 바퀴의 기능이 바뀌다바퀴는 인류가 만든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기술이다. 굴림을 통해 마찰을 줄이고, 더 먼 거리까지 더 많은 짐을 옮길 수 있게 한 이 발명은 수레와 마차, 나아가 산업화 이전의 모든 운송수단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바퀴 자체는 단순한 구조물에 불과했다. 나무나 금속으로 만든 초기 바퀴는 충격을 흡수하지 못했고, 도로의 울퉁불퉁한 요철을 그대로 몸에 전달했다. 승차감은 나빴고, 마찰은 크며, 속도는 제한적이었다. 이 한계를 근본적으로 뒤집은 것이 바로 공기와 고무를 결합한 타이어다. 고무는 탄성과 복원력을 갖고 있으며, 공기는 압축되었다가 다시 팽창하는 성질이 있다. 이 둘이 결합된 고무 타이어는 바퀴의 기능을 ‘굴러가는 물리 구조’에서 ‘충격을..

발명품 이야기 2025.05.02

사슴뿔, 곰 쓸개, 호랑이 뼈, 과연 효과는?

매년 자라는 뿔, 매년 반복되는 채취사슴뿔은 매년 자란다. 봄이면 연골이 솟고, 여름이면 단단한 뼈가 되며, 가을이면 떨어진다. 이 자라나는 시기의 뿔을 잘라 피를 모으는 장면은 특정 약효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겐 익숙한 풍경이다. 정력에 좋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뿔의 성분은 손톱과 다르지 않다. 둘 다 케라틴 단백질이다. 같은 성분이라면 손톱을 씹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럼에도 피는 병에 담기고, 뿔은 약재가 된다. 이 소비는 ‘효능’이 아니라 믿음과 상징을 섭취하는 구조에서 비롯된다. 곰 ‒ 고통의 순환이 만들어낸 산업곰의 쓸개는 오늘도 어딘가에서 채취되고 있다. 살아 있는 곰의 복부에 관을 꽂아 매일 또는 주기적으로 쓸개즙을 뽑아낸다. 곰은 철창 안에서 움직이지 못한 채 수년을 버티며 죽어간다. 그리..

동식물 이야기 2025.05.02

딱따구리는 왜 두통이 없을까?

1. 자연이 설계한 충격 흡수 시스템 2. 뇌를 보호하는 해부학적 구조 3. 강력한 목 근육과 눈 보호 4. 과학적 연구와 논쟁 5. 생물학이 설계한 완충 시스템 1. 자연이 설계한 충격 흡수 시스템딱따구리(woodpecker)는 전 세계에 약 240여 종이 분포하며, 주로 북미, 남미, 아시아의 산림 지역에서 서식한다. 이들은 나무줄기를 쪼아 먹이를 찾고, 둥지를 만들며, 소리를 내어 자신의 영역을 알리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행동은 단순한 생존기술을 넘어 딱따구리라는 종을 정의하는 핵심적인 생태적 특성이다. 딱따구리의 부리는 곧고 단단하며, 나무껍질을 쉽게 뚫을 수 있을 만큼 강하다. 혀는 길고 끈적이는 표면을 가지고 있어서 나무 틈에 숨어 있는 곤충이나 유충을 효과적으로 포획할 수 있..

동식물 이야기 2025.05.02

가시에 먹이를 꿰어 두는 새, 붉은등때까치의 반전 생태

서론먹이를 가시나무 가시나 철사 끝에 꿰어 놓는 습성을 가진 특이한 새가 있다. 겉보기에는 작고 단정한 새지만, 그 행동은 오히려 포식자에 가깝다. 사냥한 먹이를 당장 먹지 않고 날카로운 곳에 걸어 두는 이 새의 전략은 단순한 본능이 아닌, 저장과 조작이라는 복합적 목적을 지닌 생존 기술이다. 이 새의 이름은 붉은등때까치. 등이 붉은빛을 띠어 붙여진 이름이지만, 이름만 보고 이 새의 생태를 짐작하기는 어렵다. 작고 부드러운 외형, 그러나 놀라운 습성붉은등때까치는 몸길이 16~18cm 정도로 참새보다 약간 크며, 회색 머리와 검은 눈선, 붉은 갈색의 등을 가진 깔끔한 인상의 새다. 그러나 이 작은 새는 곤충, 들쥐, 작은 새까지 사냥하며, 포획한 먹이를 가시나 철사에 꿰어 보관하는 행동으로 유명하다. 이 ..

동식물 이야기 2025.05.02

야생 새끼 새를 발견했을 때 도와야 할까?

해양생물 구조장면은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에 강한 울림을 준다. 폐그물에 걸린 돌고래를 구하는 스쿠버다이버, 바다에 표류하던 거북이의 플라스틱 고리를 끊어주는 해양생물학자 등, 이런 영상은 널리 공유되고 칭찬받으며, 인간의 개입이 생명을 살렸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처럼 인간의 손길이 분명히 필요한 순간도 있다. 그러나 생태계의 모든 생명 구조가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야생 조류의 행동은 인간과 다르다산책 중 우연히 덤불 아래서 삐약거리는 작은 새끼 새를 발견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근처에 둥지가 보인다면 새끼를 다시 올려주는 것이 옳은 일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많은 조류는 완전히 날 수 있기 전에 둥지를 떠난다. 이들은..

동식물 이야기 2025.05.02

낙엽 지는 침엽수 ‒ 낙엽송과 메타세쿼이아 이야기

침엽수는 보통 사계절 내내 푸른 잎을 유지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이 생각이 꼭 틀린 것은 아니지만, 완전히 맞는 말도 아니다. 대부분의 침엽수가 늘푸른 건 사실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을이 되면 잎을 떨구는 낙엽성 침엽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낙엽송(larch)과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이다.낙엽송 ‒ 가을에 황금빛으로 물드는 침엽수낙엽송(Larix spp.)은 바늘잎을 지닌 전형적인 침엽수지만, 가을이면 잎이 노랗게 물든 뒤 모두 떨어지는 낙엽성 침엽수다. 낙엽송은 침엽수이면서도 가을이면 잎이 노랗게 물들며 떨어지기 때문에, 상록수와는 전혀 다른 계절감을 준다. 일반적인 침엽수에서는 보기 힘든 뚜렷한 변화 덕분에 조경수로도 인기가 높다. 한국에서는 원래 자생하지 않았지만 일제강점기에 일본..

동식물 이야기 2025.05.01

매운 맛, 캡사이신, 아니 난 고추 소리만 들어도 땀이 난다

1. 매운 것과 나, 상극의 관계나는 고추 소리만 들어도 땀이 난다. 먼저 확 더운 기운이 나고 땀이 맺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실제로 매운 음식이 들어오면 온몸이 본격적인 반응을 시작한다. 이마에서 땀이 비오듯 흘러내리고, 코가 맵고, 혀가 아리다 못해 얼얼하다. 그러다 보면 음식 맛은 고사하고 물만 찾게 된다. 되물릴 수도 없다. 이렇게 매울줄 몰랐다 후회해도 샹황은 대략 난감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오히려 그 감각을 즐기는 것 같다. 심지어 일부러 더 매운 것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2. 사람마다 다른 반응의 이유이런 반응은 단지 취향의 차이일까? 아니면 그 속에 무언가 다른 생리적 혹은 심리적 이유가 있는 걸까? 고추의 매운맛은 캡사이신(capsaicin)이라는 화합물 때문이다. 이..

동식물 이야기 2025.04.30

맥각(麥角, Ergot)이란 무엇인가

맥각이라는 이름의 유래 프랑스에서는 곡식 이삭 사이에 비정상적으로 자라난, 길쭉하고 검은색의 단단한 덩어리를 ‘에르고(ergot)’라 불렀다. 닭발이나 뿔처럼 생긴 이 곰팡이 덩어리는 생김새에서 유래한 이름이며, 이후 영어권에서도 같은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오늘날 한국어에서 쓰이는 ‘맥각(麥角)’이라는 말은 일본에서 프랑스어 ergot를 번역해 만든 한자어다. 이후 중국과 한국에도 이 표현이 도입되어 지금까지 공식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세 유럽에서의 사용과 의학적 가치맥각은 중세 유럽, 특히 독일과 프랑스에서 여성 질환 치료에 많이 사용되었다. 자궁을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어 출산을 유도하거나 산후 출혈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는 약재로 여겨졌다. 당시는 분만 중 사망률이 높았기 때문에 맥각은 ..

동식물 이야기 2025.04.30

리처드 파인만이 특별한 이유

매사추세츠 월섬, 커넥션 머신 설계 작업 당시의 파인만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 1918–1988)은 단순한 천재를 넘어선 인물이었다. 그는 이론과 현실, 학문과 대중의 경계를 넘나들며 과학을 세상에 새롭게 소개했다. 이 글에서는 왜 파인만이 전 세계적으로 '특별한 존재'로 인정받는지, 다섯 가지 관점에서 살펴본다. 문제를 푸는 방식이 남달랐다파인만은 문제를 해결할 때 기존의 정석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양자전기역학(QED) 문제를 다룬 방식이다. 당시 이 분야는 복잡한 수학으로 가득 차 있었고, 심지어 전문가들조차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파인만은 여기서 복잡한 계산을 단순화하는 '파인만 다이어그램'을 고안했다. 이 그림은 입자들의 상호작용을 직관적..

사소한 이야기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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