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이야기

바나나

Egaldudu 2025. 2. 19. 13:12

바나나는 나무가 아니예요

 

배경은 픽사베이 이미지

 

나는 우주를 이해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바나나 껍질을 아무데나 버리는 건

 

이해할 수 없어요!


높이가 5~9미터에 달하는 위풍당당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바나나는 나무가 아니다. 사실, 식물의 크기가 "나무"라는 칭호를 얻는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나무와 달리, 바나나의 지상부는 지속적으로 생존하지 않기 때문에 바나나는 다년생 초본 식물, "큰 풀"에 속한다.

 

바나나의 거대한 잎들은 길이가 5미터를 넘고 폭이 1미터까지 이를 수 있으며, 이들의 단단한 잎집이 겹겹이 쌓여 속이 빈 헛줄기(=의사줄기)를 형성한다.

픽사베이 이미지

잎이 자란 지 약 1년 후, 웅장한 꽃대가 나타나 헛줄기를 뚫고 나오며, 붉은 갈색의 포엽(꽃턱잎)의 겨드랑이에서 꽃이 피어난다. 시간이 지나 포엽은 떨어지고, 3개월 후 바나나가 완전히 익게 된다.

 

그러나 바나나의 생애 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열매를 맺고 나면 바나나의 지상부는 말라 죽지만, 땅속에 자리 잡고 있는 덩이줄기(근경)는 이미 새로운 싹을 준비해둔다. 이렇게 해서 바나나는 계속해서 자라며 번식하게 된다.

 

바나나는 식물학적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베리"(딸기, 블루베리 등)와는 많이 달라 보이지만 바나나도 엄연히 '베리'에 속한다.

 

식물학자들의 기준에 따르면, 베리는 씨앗을 감싼 과육이 있고, 외피가 비교적 부드러운 과일을 의미한다. 바나나의 노란 과육 속에 보이는 검은 점들은 사실 씨앗의 흔적이지만, 현재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주로 인간이 개량한 품종으로, 씨앗이 발달하지 않는다.

 

바나나는 씨앗이 아닌, 땅속 줄기에서 나온 새로운 싹(자구)을 통해 영양 번식을 한다.

 

게다가 바나나의 다양한 품종도 흥미롭다. 우리가 흔히 먹는 단맛이 강한 바나나(카벤디시 품종) 외에도, 요리에 사용되는 질긴 플랜틴(요리용 바나나), 붉은 껍질을 가진 레드 바나나, 사과 향이 나는 애플 바나나 등 수백 가지의 바나나 품종이 존재한다.

 

또한, 바나나는 과일뿐만 아니라 잎과 줄기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바나나 잎을 접시 대신 사용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줄기를 가공해 섬유를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바나나는 단순한 열대과일이 아니라, 생물학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아주 특별한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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