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생태 3

타조는 위험을 피하려고 머리를 땅속에 파묻는다?

이 유명한 속설은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타조가 위협을 받으면 현실을 외면하듯 머리를 모래 속에 숨긴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동물 행동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생물학적으로도 비합리적인 내용이다. 실제 타조의 생태와 행동을 살펴보면, 이 오해가 어떻게 시작됐고 왜 잘못됐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오해의 기원: 시각적 착오와 고대 문헌타조(Struthio Camelus)가 머리를 땅에 파묻는다는 신화는 고대의 잘못된 관찰과 해석에서 유래한 것이다. 특히 고대 로마의 자연학자 플리니우스(Plinius il Vecchio)는 저서 《자연사(Naturalis Historia)》에서 타조가 머리와 목을 덤불 속에 숨기면, 몸 전체가 숨겨졌다고 생각한다고 기록했다. 이 표현은 타조가..

동식물 이야기 2025.06.20

땅 위를 걷는 새, 키위: 뉴질랜드의 상징

By Kimberley Collins, CC BY-SA 4.0, wikimedia commons.키위는 야행성인 작은 새로 주간에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위는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으며, ‘키위’라는 단어는 뉴질랜드 사람들을 부르는 말로도 쓰인다. 명예로운 포유류, 소리로 전하는 존재감 키위는 날개가 퇴화된, 날지 못하는 새다. 그래서 땅 위를 걸으며 후각에 의존해 먹이를 찾고, 둥근 몸에 짧은 다리로 움직이는 등 포유류와 비슷한 행동을 보인다. 덕분에 키위는 ‘명예 포유류’라는 별명도 얻었다. 키위는 소리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특히 수컷은 “키이-위이, 키이-위이”처럼 들리는 높고 날카로운 울음소리로 영역을 주장하거나 짝을 부른다. 암컷은 이에 비해 낮..

동식물 이야기 2025.06.09

가시에 먹이를 꿰어 두는 새, 붉은등때까치의 반전 생태

서론먹이를 가시나무 가시나 철사 끝에 꿰어 놓는 습성을 가진 특이한 새가 있다. 겉보기에는 작고 단정한 새지만, 그 행동은 오히려 포식자에 가깝다. 사냥한 먹이를 당장 먹지 않고 날카로운 곳에 걸어 두는 이 새의 전략은 단순한 본능이 아닌, 저장과 조작이라는 복합적 목적을 지닌 생존 기술이다. 이 새의 이름은 붉은등때까치. 등이 붉은빛을 띠어 붙여진 이름이지만, 이름만 보고 이 새의 생태를 짐작하기는 어렵다. 작고 부드러운 외형, 그러나 놀라운 습성붉은등때까치는 몸길이 16~18cm 정도로 참새보다 약간 크며, 회색 머리와 검은 눈선, 붉은 갈색의 등을 가진 깔끔한 인상의 새다. 그러나 이 작은 새는 곤충, 들쥐, 작은 새까지 사냥하며, 포획한 먹이를 가시나 철사에 꿰어 보관하는 행동으로 유명하다. 이 ..

동식물 이야기 2025.05.02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