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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네이도(Tornado), 자연의 가장 무서운 소용돌이

By Justin1569 at English Wikipedia, CC BY-SA 3.0, wikimedia commons.토네이도, 가공할 소용돌이우리는 뉴스 화면이나 다큐멘터리에서 토네이도가 땅을 휩쓸며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장면을 자주 본다. 토네이도는 시속 수십 킬로미터로 이동하면서, 내부의 강력한 소용돌이 바람으로 집을 무너뜨리고 차량을 공중으로 날려버린다. 그 모습은 자연의 위력을 실감하게 만든다. 도대체 어떤 기상 현상이 이처럼 가공할 만한 소용돌이 바람을 만들어내는 걸까? 토네이도의 형성 과정토네이도(일명 Twister)는 강력한 대기 불안정성과 극단적인 온도·습도 차이가 충돌하면서 형성된다. 가장 전형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지표면 가까이에 머문다.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달려야 제자리다: '붉은 여왕 가설' 이야기

“Now, here, you see, it takes all the running you can do,to keep in the same place.” "여기서는 제자리에 있으려면 계속 달려야 해."루이스 캐럴의 『거울나라의 앨리스』(Through the Looking-Glass) 속 붉은 여왕의 이 말은 원래 동화의 기묘한 설정처럼 들린다. 하지만 현대 진화생물학에서 이 말은 냉정한 현실을 상징하는 핵심 이론으로 자리잡았다. 바로 붉은 여왕 가설(Red Queen Hypothesis)이다. 멈추는 순간 뒤처진다1973년, 진화생물학자 리 반 발렌(Leigh Van Valen)은 생물종이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는 개념을 제시했다. 세상은 정지해 있지 않다. 환경은 변하고, 경쟁자는 진화하며,..

멧돼지, 인간 곁으로 다가온 야생

멧돼지가 내려온다2025년 6월 27일 오후 6시 30분경, 서울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 단지에 멧돼지가 출몰해 주민과 소방 당국이 긴장했다. 신고 접수 약 1시간 30분 만에 사살된 이번 사건은 수락산에서 내려온 개체로 추정된다. 이보다 앞서 2024년 10월 29일 오후 4시 45분 경, 경남 양산시 동면 호포역 인근 음식점가와 도시철도 역사에서 대형 멧돼지(약 1.5m, 100kg 규모)가 출몰해 승객 1명이 팔에 부상을 입고, 역사 유리문 등이 파손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제 멧돼지는 더 이상 깊은 산속에만 머물지 않는다. 도심 주변과 농촌은 물론, 사람들이 빈번히 오가는 공간까지 자주 모습을 드러낸다. 멧돼지란 어떤 동물인가멧돼지(학명: Sus scrofa)는 돼지과에 속하는 대표적인 야생 포유..

동식물 이야기 2025.06.28

두루미, 하늘을 나는 평화의 상징

By Christoph Moning, CC BY 4.0, wikimedia commons.한국 문화 속 두루미의 상징성두루미는 한국에서 오랜 세월 동안 행운과 평화, 장수의 상징으로 자리해왔다. 특히 흰 두루미는 선명한 흰색 깃털과 우아한 자태로 인해 청렴과 고결함을 대표하는 존재로 여겨졌으며, 왕실과 선비 문화 모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조선시대에는 정1품부터 종3품까지의 문관, 즉 당상관의 관복 흉배(가슴과 등에 붙이는 장식)에 두루미 문양이 새겨졌다. 두루미는 단순한 장식을 넘어 하늘을 나는 그 고고한 모습처럼 권력에 흔들리지 않고 고결함을 지키라는 뜻을 담고 있었다. 또한, 한국 민화 속에서도 두루미는 자주 등장한다. 소나무, 해, 구름 등과 함께 그려지며 불로장생과 자연과의 조화를 표현하는..

동식물 이야기 2025.06.28

창작의 장터, 엣시(Etsy) 이야기

By Charles & Hudson, CC BY-SA 2.0, wikimedia commons.시작은 작은 아이디어에서2005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공방에서 세 명의 청년이 고민에 빠졌다. 세상에는 수많은 예술가, 장인, 공예가가 있지만 이들이 자신의 작품을 자유롭게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은 매우 부족했다. 흔히 아는 대형 플랫폼들은 대량 생산된 공산품 중심이었고, 작은 창작물은 설 자리가 없었다. 이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엣시(Etsy)다. 이름의 유래는 다소 즉흥적이다.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인 로버트 칼린(Robert Kalin)이 이탈리아 영화를 보다 "엣시(Etsy)"라는 말을 듣고, 어감이 좋다는 이유로 플랫폼 이름으로 삼았다. 뜻은 명확하지 않았지만 어쩌면 그조차도..

사소한 이야기 2025.06.28

테이퍼(Tapir, 맥): 숲속을 걷는 고대의 그림자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테이퍼, 또는 타피르라고도 불리는 이 동물은 처음 보면 상당히 혼란스럽다. 돼지를 닮은 둥근 몸, 끝부분이 길게 돌출된 짧은 주둥이, 말 같은 튼튼한 다리까지. 마치 여러 동물의 특징을 섞어 놓은 듯하다. 실제로 태국에서는 테이퍼를 ‘프솜셋(P’som-set)’, 즉 ‘혼합물’이라 부른다. 남은 조각으로 만들어졌다는 전설에서 비롯됐다. 테이퍼는 한국에서도 드물게 ‘맥(貘)’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는 중국과 일본에 전해 내려오는, 나쁜 꿈을 없애준다는 ‘꿈을 먹는 동물’ 전설에서 유래했다. 다만, 이 이름은 한국에서는 널리 쓰이지 않는다. 2,000만 년의 흔적 테이퍼의 기원은 2,0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테이퍼는 남극을 제외한 거의 모든 대륙에 널리 퍼져 있었..

동식물 이야기 2025.06.27

우리에게 익숙한 민들레, 꼭 잡초일까?

흔한 풀, 민들레도시 공터나 길가를 걷다 보면 풀들이 저절로 자라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사람들은 그런 풀을 대개 잡초라 부른다. 잡초란 의도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자라나 인간의 활동을 방해하는 식물을 뜻한다. 이는 특정 식물을 지칭하는 것도 아니고, 학술적으로 엄밀히 분류된 식물군도 아니다. 하지만 그런 풀들 가운데에는 의외로 익숙한 이름을 가진 식물도 있다. 쑥이나 강아지풀, 질경이, 개망초, 달맞이꽃 같은 식물들이 그렇다. 이들 모두 이름도 쓰임도 분명하지만, 원하지 않는 장소에 저절로 자라면 잡초로 취급된다. 그리고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민들레다. 민들레는 한 종류가 아니다우리가 흔히 민들레라 부르는 식물은 실은 여러 종류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민들레'는 하나의 종이 아니라 타락..

동식물 이야기 2025.06.27

열대우림의 감소와 그 영향

숲의 감소, 숫자로 보는 현실한글 위키백과에 따르면 열대우림을 포함한 열대 지역의 숲은 전 세계 산림 면적의 약 45%를 차지하며, 남미 아마존, 중앙아프리카 분지, 동남아시아에 분포한다. 세계 산림자원평가(Global Forest Resources Assessment, FAO)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7800만 헥타르의 삼림이 사라졌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열대우림에 해당한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경우,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위성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0년까지 브라질 아마존 지역에서 수천만 헥타르 규모의 숲이 파괴됐다. 이는 한반도 전체 면적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열대우림 파괴의 주요 원인은 소 사육을 위한 초지 확장, 대두(콩) 재배, 불법 벌목, ..

메르카토르(Mercator) 도법, 바다에서 탄생한 왜곡

항해가 지도를 바꾼 순간16세기, 유럽은 바다로 나가기 시작했다. 콜럼버스, 바스코 다 가마, 마젤란의 항로는 인간의 지리 인식을 완전히 뒤흔들었다. 하지만 대륙의 모양을 그리는 일보다 더 시급했던 문제가 있었다. 나침반을 들고 배를 몰 때, 실제 항로와 지도 위 경로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현실이었다. 플랑드르 출신의 지도 제작자, 게라르두스 메르카토르(Gerardus Mercator)는 이 문제에 천착했다. 1569년, 그는 항해에 최적화된 새로운 세계 지도를 세상에 내놓는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까지 익숙하게 쓰이는 메르카토르 도법의 시작이었다. 방위를 정확히, 면적을 희생하다메르카토르 지도는 지구를 원통으로 감싸듯 투영한 뒤 평면으로 펼치는 구조를 가진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방향의 정확성이다...

어디에나 쓰인다, 알로에 베라(Aloe vera)

알로에 베라(Aloe vera)는 우리의 일상 곳곳에 등장한다. 단순 관상용을 넘어, 어떤 사람은 알로에를 음료로 마시고, 누군가는 피부에 바르며, 또 어떤 이는 두피 진정용 샴푸로 사용한다. 지역과 문화에 따라 사용방식은 제각각이지만, 다양한 용도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식물인 것만은 분명하다. 알로에는 어떤 식물인가알로에(Aloe)는 대표적인 다육식물 가운데 하나를 가리키는 속명이다. 다육식물이란 '잎이나 줄기에 수분을 저장하는 식물'이라는 뜻이다. 선인장과 비슷하게 건조한 환경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몸속에 물을 가득 저장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종은 알로에 베라(Aloe vera (L.) Burm.f.) 다. 이름만큼이나 세계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다. 원산지는 아프리카 북동부와 아라비아 지역. 바..

동식물 이야기 202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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