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이야기

(유럽) 뱀장어

Egaldudu 2025. 1. 29. 14:54

뱀장어는 강에서 평생을 보낸다. 뱀장어 입장에서 보면 동물학자들이란 오랫동안 참 우스운 존재들이었을 것이다. 뱀장어가 어디서 알을 낳는지 알아내는데만 수세기가 걸렸다. 암튼 강이 아닌건 확실했다. 강에서는 아직 뱀장어의 치어나 성숙한 생식기를 가진 뱀장어가 발견된 적이 없었다.

 

이 의문에 조금이나마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곳은 수족관이었다. 수족관에는 지중해에서 잡은 오래 전부터 잘 알려진 아주 작은 물고기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 버드나무잎 모양의 물고기를 오랫동안 수족관에서 기르며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그 물고기는 점차 뱀장어로 성장했다. 그들이 잘 안다고 믿었던 그 물고기는 갓 태어난 뱀장어였던 것이다.

그로부터 수십년이 흘러 동물학자들은 마침내 유럽 뱀장어의 산란처를 찾아냈다. 그곳은 미국의 사르가소해(Sargasso sea)에 위치해 있었다. 거기서부터 멕시코만 난류를 따라서 그 뱀장어 치어들은 유럽까지 6000 km를 흘러온다. 그 시간은 대략 3년이 걸린다.

 

강으로 올라가기 전에, 버드나무잎 모양을 닮은 새끼 뱀장어는 하루 사이에 6 cm 크기의 투명한 미니 뱀장어가 된다. 뱀장어는 그렇게 대략 10년 동안 민물에 머문다.

 

그리고 어느날 뱀장어의 번식본능이 폭발한다. 더 이상 먹이를 먹지 않고 장은 위축된다. 이제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마지막 여정이 시작된다. 뱀장어들이 원래 자기가 태어났던 사르가소해에 도착할 때까지는 약 1년 반이 걸린다.

 

산란 자체는 오늘날까지 그들만의 비밀로 남아있다. 아무도 그것을 관찰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