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5 7

걱정의 80%

가스불을 껐는지 자꾸 신경 쓰인다.나오기 전에 분명히 확인했는데도 돌아가야 하나 망설인다.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마음이 불편해 결국 다시 올라간다.아무 일 없다. 불은 잘 꺼져 있다. 문단속도 그렇다.현관문을 잘 닫고 나왔는데도 꽉 닫혔는지 복도에서 한 번, 엘리베이터 앞에서 또 한 번 의심스럽다.누가 보면 강박이냐고 하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톡을 보냈는데 친구가 읽고도 아무 반응 없으면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하다.별말 한 것도 아닌데 혹시 기분 나빴나? 내가 뭘 잘못했나?그런데 아무 일 없다는 듯 몇 시간 뒤에 답장이 온다.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고 나갔는데문 앞엔 아무것도 없다.혹시 잘못 배송된 건가, 분실인가 걱정하다가옆집과 우리집 사이에 살짝 걸쳐있는 상자가 보인다.아, 저거... 흔히 우리가 걱..

사소한 이야기 2025.03.25

뉴럴링크(Neuralink): 생각으로 기계를 움직이다

1. 뉴럴링크란 무엇인가뉴럴링크(Neuralink)는 2016년에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설립한 신경과학 기술기업이다. 이 회사는 인간의 뇌와 기계를 직접 연결하는 기술, 즉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Brain-Machine Interface) 개발을 목표로 한다. 핵심은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이를 컴퓨터나 외부장치에 전달하는 것이다. 반대로, 기계의 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방향도 함께 연구된다. 이러한 기술이 현실화되면, 사람은 손이나 음성 없이도 기기를 조작할 수 있게 된다. 생각만으로 타자를 입력하거나 화면을 조작하는 일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2. 칩과 전극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뉴럴링크가 개발한 칩은 동전보다 작고, 두개골 안쪽에 이식된다. 이 칩에는 1,000..

워라벨, 새로운 기준이 되다

1. 일상에 스며든 키워드요즘 ‘워라벨’이라는 말은 일상 속에 깊이 스며들었다. 채용공고에 자주 등장하고,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도 빈번하게 언급된다. 누군가는 워라벨이 보장되는 회사를 선호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무너진 워라벨 때문에 퇴사를 고민한다.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이 단어는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오늘날 노동과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대변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2. 영국에서 시작된 개념 ‘워라벨(Work–Life Balance)’이라는 용어는 1970년대 후반 영국에서 처음 쓰이기 시작해, 1980년대에 들어 사회적 담론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일과 가정 사이의 균형 문제가 주요한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고, 이를 설명하는 개념으로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

경제를 읽는 눈: ESG, 디커플링, 리쇼어링

🔹 ESG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비재무적 평가 기준이다. 과거에는 매출, 수익성 같은 재무 지표만으로 기업가치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환경을 어떻게 보호하고,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이행하며, 기업의 지배구조는 얼마나 투명한지가 중요한 기준으로 떠올랐다. 이 개념은 2004년 유엔이 발표한 ‘투자관련보고서’에 처음 등장했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각국의 연기금, 투자사들이 ESG를 투자 의사결정의 핵심 요소로 삼으면서, 기업들도 앞다퉈 관련 기준을 맞추기 ..

프라이밍 효과 (Priming Effect, 점화 효과)

목차서론: 무의식을 움직이는 자극 1. 프라이밍 효과의 개념과 유래 2. 마케팅과 광고에 숨은 프라이밍 3. 긍정적 방향으로의 활용 4. 프라이밍 효과의 한계와 통제력 결론: 보이지 않는 영향력, 그 너머로 서론: 무의식을 움직이는 자극우리는 흔히 자신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트에서 고른 물건, 친구와의 대화에서 나온 의견, 길을 걸을 때의 발걸음까지도 자율적인 선택의 결과로 여긴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외부 환경이 우리의 행동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이 현상을 프라이밍(priming)이라고 부른다. 프라이밍이란 과거의 경험이나 주변의 자극이 이후의 행동과 판단에 미묘한 영향을 주는 현상을 뜻한다. 광고, 마케팅, 정치, 인간관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

지분등기

목차1. 지분등기의 개념과 구조2. 발생상황3. 등기부등본의 표시 방식5. 지분등기의 법적 한계 1. 지분등기의 개념과 구조부동산을 공동으로 소유하거나 상속받는 과정에서 ‘지분등기’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구조는 단순하다. 지분등기는 하나의 부동산을 일정 비율로 여럿이 나눠 갖는 형태이며, 이를 등기부에 명확히 기록하는 절차다. 이는 민법상 ‘공유’에 해당하며, 각 공유자는 자신에게 속한 지분에 대해 권리를 가진다. 지분은 물리적으로 특정 부분을 나눠 가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 부동산에 대한 권리를 법률적으로 분할하는 방식이다. 2. 발생 상황지분등기는 다양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상속인의 수가 여럿일 경우 공동으로 부동산을 상속받게 되고, 그 지분을 기준으로 등기가..

부동산 이야기 2025.03.25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1. 낭만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디지털 노마드, 즉 디지털 유목민이라는 말은 더 이상 새로운 단어가 아니다. 하지만 이 개념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아직도 자유와 풍경을 먼저 떠올린다. 노트북을 펼치면 어디든 사무실이 되고, 커피 한 잔 앞에 세계가 열린다는 식의 묘사. 그것만으로는 이 단어의 구조를 설명할 수 없다. 2. 디지털 노마드는 단지 떠도는 사람이 아니다. 기술을 기반으로 노동과 삶의 조건을 유동적으로 설계하는 사람이다. 이 용어는 츠기오 마키모토(Tsugio Makimoto)와 데이비드 매너스(David Manners)가 1997년에 출간한 『Digital Nomad』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이들은 통신기술의 발달이 공간의 개념을 바꿀 것이라 예견했다. 그 말은 현실이 되었다. 3. 가..